상담소에 있다보면 많은 부부들이 상담을 하러 오십니다. 문제는 하나 같이 상처가 곪을 대로 곪아서 터진 후에야 죽을거 같다고 힘들어 죽겠다고 하소연을 하면서 오십니다. 이혼하겠다고.. 꼭 이혼하고 말겠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그렇다고 이혼도 못합니다. 배우자에게 벌을 주겠다고 그 사람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말을 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요?
보통 상담소에는 일반 부부문제로는 잘 오시지 않습니다. 분명 부부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통정리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니 할 생각을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티격태격 사는 것이 견딜만 하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그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들긴 힘들어도 버틸만한 여력이 있기 때문에 그저 억압하고 억압을 합니다. 맞습니다. 시어머니 문제, 부부간의 잦은 싸움, 경제적인 문제 등등.. 힘들긴 힘들어도 버틸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상대에 대해 뭔지는 몰라도 믿음이라는 것은 있으니까요. 여자는 어차피 우울감은 수용하고 버틸 수 있는 존재이고 남자는 그정도는 버리면 그만이니까요.
하지만 이 쌓여진 부정감정들 사이로 상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깨어졌다는 배신감이 비집고 들어오면 이제부터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현재 발생한 스트레스가 도화선이 되어 과거의 상처가 모두 폭발을 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상처표현으로 본인 스스로가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상담소를 찾는 부부들 대부분이 심각한 부부문제.. 특히 외도 사건으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처가 곪을 대로 곪아서 다 터져버린 후에나 상담소를 찾습니다. 그러면서 외도때문에 왔다고 하면서도 외도 사건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 같은 경우는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줄줄이 나열하며 그동안의 시간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남편은 내 잘못이 아니라 주변에서 날 이렇게 몰아갔다.. 원인 제공은 아내이다..라며 똑같이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이런 모습을 볼때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안그럴 수도 있었는데.. 조금만 미리 서로에 대해 알았더면 이런일은 발생하지 않았을텐데..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모든 부부는 싸웁니다. 안싸우는 부부가 더 이상합니다. 부부는 안싸울래야 안싸울 수가 없는 존재입니다. 인생이라는 길을 상대 배우자와 함께 의견을 조율하며 살아가야 하는데 어떻게 모든 의견이 딱 맞아 떨어질 수 있겠습니까? 거기다 서로에 대한 심리가 변했기 때문에 사실은 그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사랑이 식었다고 착각을 합니다. 그 시점에라도 부부의 문제를 인식을 하고 상담소를 찾아 서로에 대해 알고 이해를 하면 배려를 할 수 있는 것인데 사실 이 시점에 상담소를 찾는 부부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저 참고 참다가 또한 외면을 하다가 문제를 더 키우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참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외도라는 상황은 나의 사랑의 실체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깨어져 버린 상황입니다. 특히 여자에게는 사랑의 실체라는 대상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 동안은 그래도 상대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기댈 수 있었던 기둥마져도 다 무너져 버린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는 참는다고 참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하며 수다를 떤다고 해소되는 것도 아닙니다. 너무 참기 힘들면 이혼이라도 해야 하는데 이혼도 할 수 없고 상대에게 걷잡을 수 없는 폭언과 폭행을 쏟아부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죄책감이 밀려옵니다.
너무 힘든 상황가운데에서 여자들은 생각합니다.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잊혀지겠지.. 이혼하면 되겠지.. 라고.. 또 남자들도 생각합니다. 난 괜찮아. 너만 바뀌면되. 난 극복할 수 있어. 에라 모르겠다. 잊어버리자.. 라고..
하지만 폭발해 버린 상처와 현재의 스트레스는 절대 시간도 기억도 이혼도 해결해 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둘사이에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 버립니다. 그 이후에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란 그 어떤 방법으로도 고치기 힘든 마음의 질병을 말합니다. 그때부터는 자신이 태풍의 눈이 되어 직접 그 태풍을 몰고 다니며 주변을 초토화 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비용, 시간이 아까워서 망설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지금 돈보다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시기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의 시간은 되돌릴 수도 멈출 수도 없습니다. 너무 큰 일이 터져버린 거지만 지금도 늦은 건 아닙니다. 정말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때는 몇배의 돈과 시간을 들여도 돌이키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의지와 노력만 있으시면 충분히 부부관계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이.. 다 끝나버린 것 같은 지금의 상황이.. 절대 끝이 아니라는 것만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남편과 아내가 어떠한 마음으로 지금껏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상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배려를 할 수 있습니다.
부부사이에는 용서란 말이 필요 없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서로 몰라서 그런것이지 누군가의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알고 이해하게 되면 용서를 하고 말고 할 게 없다는 걸 아시기 바랍니다. 더이상 힘든길로 가지 마세요. 어차피 맞딱드려진 일이라면 자신있게 뚫고 나가시길 바랍니다. 부부의 사랑은 절대 극복 못하는 것이 없다는 걸 꼭 기억하시고 상담소의 문을 두드리시길 바랍니다.
큰 아픔을 겪고 있는 많은 남편과 아내분들.. 모두모두.. 힘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