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촉이란 거.. 정말 무섭다. 여자가 세상에 살면서 그렇게 오감, 육감을 총동원 할 때가 바로 남편의 외도 상황일 것이다. 정확한 물증이 없어도 촉 하나만으로 남편의 모든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자신의 레이다망에 하나하나 증거물들이 걸리면 자신의 촉으로 추측해낸 생각들과 빠르게 조합을 해 나가며 남편의 외도 사실들을 밝혀 나간다.
이러는 과정 속에 아내를 두번 미치게 하는 남편들의 행동이 있다. 첫번째는 정확한 물증이 없으면 끝까지 발뺌을 하는 남편의 모습이다. 분명히 아내의 생각으로는 맞는데 남편은 말도안되는 소리를 해대며 아니라고만 한다. 아내는 정확한 물증이 없기에 여기에서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을거라는 약간의 기대와 함께 마치 자신이 의부증 환자인 듯 자신을 자책하며 또 남편의 행동을 주시하고 파헤친다.
그러다 드디어 정확한 증거물들이 속속 눈앞에 드러나고 이것을 남편에게 들이밀면 아내를 두번 미치게 하는 남편들의 행동이 나온다. 바로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이다.
분명 정확한 증거들을 들이밀어도 모르겠다..생각이 안난다.. 라고만 한다.
아내는 이미 수사대가 되어 완벽한 정황을 모두 포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체포당한 범인이 미란다원칙을 내세우며 진술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태도로 아내를 대한다.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남편이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는 건 그나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아내 앞에서 무릎 꿇고 잘못을 비는 남편조차도 자신의 행동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니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계속 생각이 안난다.. 기억이 없다.. 라고만 말을 한다. 아내는 이해하고 싶어서 파헤치는 것인데 그래서 나 좀 위로해 달라고 하는 것인데 남편은 모르는걸 왜 자꾸 물어보냐고만 한다.
여기서 아내들이 알아야 되는 것이 있다. 남자들의 기억에 대한 부분이다. 남자들은 현상이든 감정이든 기억이 짧다. 현상 같은 경우는 자신이 필요한 것만 쏙 빼서 기억 할 뿐 그 이외의 것은 생각하고 기억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이기 때문에 다 버려버린다. 감정은 더욱 그렇다.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기억이 짧다. 그나마 긍정감정을 더욱 잘 기억을 한다고 하지만 그것 조차도 사실 추측일 뿐이다. 예를 들어 싸우나의 온탕에 들어갔을 때의 감정을 이야기 해 보라고 하면 그저 뜨거웠다.. 라고만 말을 한다. 사실 그것도 정확한 그당시의 감정이 아니다. 더 정확한 표현은 그저 온탕에 들어갔을때 뜨거웠을 것이다라고 추측할 뿐이다.
이렇게 현상이든 감정이든 부정확하게 기억하는 남편에게 외도 당시 상황을 자세히 이야기 하라고 하면 남편은 당황한다. 아내의 공격으로 이미 부정화 되어 있는 과거는 버리고 싶은 대상일 뿐이다. 그래서 싸우는 와중에서 끊임 없이 스트레스거리들을 버리며 나아간다. 그래서 이미 남편의 머리속에는 과거의 기억들이 희미해져버린 상태이다. 그래도 계속해서 공격하는 아내를 달래주고자 열심히 생각을 하며 뜸을 들이고 쥐어 짜내고 지어내기까지 한다. 모든 현상과 감정을 고스란히 기억하는 아내에게 그러한 남편의 모습은 거짓말쟁이일 뿐이다.
아내들이 이해를 하기 위해 실체를 파헤치는 모습은 이해를 한다. 하지만 그 실체를 파는 동안 남자들의 그러한 태도에 또다른 상처를 받는다.
"어떻게 자신이 했던 일을 모를 수가 있죠?"
"분명 상간녀는 남편이 사랑했다고 이야기 했다는데 남편은 아니라고 그러고.. 뻔한 거짓말 아닌가요?"
"휴가를 내고 영화를 본 흔적이 있는데 기억이 안난다고 해요. 휴가까지 냈는데 기억이 안난다니.. 미친거 아닌가요?"
아내들의 눈물 겨운 하소연이 많다.
하지만.. 미안하지만..
남편들이 기억 못하는거 정말 맞다.
남편들을 옹호하는 것도 그들의 편을 들어주는 것도 절대 아니다. 상처 받을 대로 받아 무너질 대로 무너진 아내들이 남편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고 더이상 상처 받지 말라는 것이다.
나와 상대의 심리를 정확히 알면 이해가 되기 시작을 한다. 왜 상대가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인지 보이기 시작을 한다. 그래서 외도한 남편에게 벌을 줄 때는 반드시 이해를 한 이후에 해야 되는 것이다. 결국 내 심리가 안정이 된 후에 같이 살든.. 이혼을 하든.. 적절한 응징을 하든.. 하여튼 알고 이해를 한 후에 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러지 못한 경우 나에게는 또다른 상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편의 외도로 힘들어 하는 아내들이여.. 왜 안아프겠는가? 왜 힘들지 않겠는가? 내 심장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은 그 고통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정말 화내야 할 부분에서 화를 내자. 나를 정확히 아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자.
내 행복은 남편이 주는 것이 아니다. 오직 나에게서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힘든 상황이지만 정확하게 현상을 보고 이해를 하자. 나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