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생각.
벌써 몇 년째 앞만 보고 달려왔다.
'외도상담' 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절부터 지금껏 쭈~욱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지만 참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과 이별이 있었고 사연과 사건도 참 많았다.
파란 만장한 내 삶이 정리되면서 본격적인 상담의 실체를 알게 되었고 내 가슴 속 깊은 곳에 자리하던 나조차 잊고 지내던 수많은 상처들이 참 많이도 아프게 했었다.
상담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꺼이꺼이 울다 온 날도 참 많았었다. '바보 같은 여자들!" 어찌 그리 하나같이 비슷비슷한 아픔, 그리고 내 아픔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프고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그래도 희망은 있으니 나와함께 부러뜨리지 말고 제대로 휘는 방법을 배우고 익혀서 잘살 수 있도록 하자! 라는 것이 상담을 하는 내 신념 이였었다.
일 년에 한 번도 쉴 수조차 없었고 결혼생활 이십년 넘게 여행한번 가본 적 없던 내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게 되었고 해외상담까지 왕왕 가니 울 집식구들은 '대체 뭐하고 다녀?' 라며 내가 하는 일의 실체를 모르겠다고 했다.
배우자가 바람피우면 이혼하면 그만 이지 웬 상담을 하냐고했다. 뭐 나도 예전엔 그런 입바른 소리 마구 하든 철없던 때가 있었으니 이해되기도 했다.
배우자 외도라는 것이, 이혼이라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가?? 겪어보지 못하고 당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알 수조차 없는 고통이다. 머리로는 이혼을 해도 골백번은 더 했을 것이지만 갈기갈기 찢어진 가슴이 아리고 숨이 멎을 것 같아도 해결되지도 않고 이혼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한땐 나도 '나만 바보 멍청인가?" '왜 저런 X X 같은 인간하고 못 헤어지지' 라는 생각을 참 많이도 했었다. 아이들 때문인가? 참고 무시당하고 무수리처럼 살아온 세월이 뭐가 그리 억울해서 그런가? 많은 생각들을 했지만 내 분노의 실체는 '자존심' 이였다. 헉!! 자존심! 그런 게 나한테도 남아있었네……. 마지막 남은 나를 위한 자존심이…….
그 자존심은 내가 의식하지 못한 살고자하는 내안의 생존 본능 이였다. 구차한 목숨 죽는 게 두려운 것이 아니라 분노와 상처를 끌어안고 혼자 억울하게 죽어가는 것이 어리석고 바보같았던 나를향한 자책감, 무의식의 몸부림 이였다는 걸 이제는 안다.
팔자? 겉은 항상 화려해 보이고 부족한 것 없어 보이고 얘들 잘 크고 남편 잘나가고……. 내속이 섞어 문드러져도, 가끔 부부모임에 한껏 치장하고 쓴 미소 날리는 내 마음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내가 참 연기를 잘했던 것 같다. 뭐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니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건 당연지사.
하여튼 아무도 하지도 않던 일 아무도 모르던 부부문제, 외도문제를 상담하며 부부관계를 회복시켜주려면 성문제 개선시켜줘야 한다고 굳게 믿고 섹스에 관한 책과 정보에 꽂히기도 했지만 결론은 '사랑' 그것이 문제이고 열쇠였다.
2014.11.10 집필도서중인 남자것들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