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사람과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은 사람.
두 사람이 싸우면 어떻게 될까?
더군다나 멀쩡한 사람이 보기에 상대는 술 취한 사람 같지 않다.
얼굴이 붉지도 않고 술 냄새도 나지 않는다.
갈지자로 걷지도 않고 헛소리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내가 보기에 상대는 술을 마시지 않은 나처럼, 지극히 정상이다.
멀쩡한 사람이 나에게 화살을 쏘니, 나는 그대로 맞는다.
여기 저기 상처가 나고 피를 흘린다.
화가나고 억울하고 슬프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대는 취해 있다.
그것도 완전히 만취 상태다.
그가 쏘는 화살은 딱히 표적도 없고 허술하기 짝이 없으며
말도 안되는 방향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술을 먹지도 않은 내가
꾸역꾸역 화살을 쫓아가 내 가슴팍을 들이밀고
쏟아지는 화살을 온전히 받아내고 있다. 결국 자해하는 꼴이다.
여기까지 이해했다면 그래도 외도 해결의 첫 단추는 끼워진 것이다.
적어도 상대가 만취상태임을 인정하고
이제는 비틀거리며 쏘아대는 화살을 굳이 쫒아가
피흘리지는 않을 테니까.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 다음 부터다.
멀쩡한 내가 저렇게 취한 사람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저 사람을 깨울 수있는지.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비록 흔들리는 화살이지만 때로는 날카로운 촉으로 나에게 와서 박혀버리는
살인무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이미 베어버린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도 알지 못하니 막막하기만 하다.
가끔씩 드는 ‘취한 것일까? 취한 척 하는 것일까?’하는 의심을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지 모르니 답답하다.
취한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슬픈 현실. 아프지만 받아들이자.
그리고 이제부터는 알아야 한다.
전체를 알고, 상황을 이해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때로는 나무를, 때로는 숲을 보며 상대를 잘 끌고 가야 한다.
내 마음을 구속하지 않고 여유롭게 상황을 볼 수 있는 안정감을 빨리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나”를 잃지 말아야 한다.
받아들이고, 이겨내고, 극복하는 이 모든 과정을
인생의 반환점으로 만들 수 있도록.
주 )행복연구소 외도상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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