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한테 틀림없이 여자 냄새가 난다니 깐요.”
30대 초반인 결혼 3년 차 주부 A 씨는 남편의 부정을 의심한다. A 씨를 진료했던 의사는 첫 인상에 심각한 의부증을 의심했으나 이번엔 보기 좋게 틀려 버렸다.
전문의라고 해서 단번에 모든 것을 알아챌 순 없다.
정신 상담과 심리 검사 결과, A 씨는 의부증을 주 증상으로 한 망상 장애는 아니었다.
A 씨는 이른바 ‘권태기 의부증’. 그도 그럴 것이 신혼 초반 왕성한 정력을 과시하던 남편이 요즘은 영 시들하다. 사태가 이만하니 A 씨가 남편의 외도를 걱정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처음에는 회사 일에 피곤해서 그런가 해서 보약을 갖다 바쳤죠. 그런데 요즘 남편은 내가 샤워만 해도 등 돌리고 자는 척하더라고요.”
쉽게 털어놓기 민망한 부부 관계, 까놓고 보면 남편의 따스한 손길을 기대하는 것은 아내로서 당연한 욕망 아닌가. 다음 진료 시간에 의사는 A 씨의 남편을 만나게 됐다.
“신혼 초엔 정신없었죠. 눈만 맞아도 밥 먹다가 덤빌 때였잖습니까? 일 때문에 피곤하고, 아내는 자꾸 횟수를 세는 듯한데, 전 아내를 만족하게 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A 씨의 남편을 차근차근 뜯어 보니, 무척 성실한 면이 있다.
남편은 아직 전세 집을 전전하는 상황과 얄팍한 월급 봉투가 아내에게 내내 미안해 했다.
그런데 열심히 뛰어다니는 남편을 칭찬하기는커녕, 아내는 등 돌리고 자는 것 하나 만으로 모든 것을 의심하고 야단이었다.
생물학적으로 남녀 사이의 육체적 호감은 3개월을 넘기기 힘들다.
그다음엔 정서와 육체의 상호 교감이 잘 배합 돼야 사랑은 증폭된다.
결혼이 3년 쯤 되면 상대에 대한 호감이 실망으로 바뀌고 신혼을 벗어날 무렵의 권태기엔 이혼 확률이 아주 높다. 이러한 권태기의 위기는 상당 부분 ‘역지사지’의 부족에 있다.
우선 아내인 A 씨를 불러 말했다.
“상당수의 의부증은 열등감에서 기인할 수 있어요. 주부로서의 내조에 자신감을 가지세요. 그리고 남편에게 두려운 것과 원하는 바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하십시오.”
이번엔 남편 차례다.
“침대에서 아내가 원하는 것은 섹스 하지 않더라도 등 돌리고 자는 것보다 쓰다듬고 안아주는 마음, 즉 남편의 애정을 확인 하고픈 거죠. ‘내가 사랑 받고 있구나’ 라고 느끼는 것은 아내에겐 어떤 명약 보다 훌륭한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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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복 연 구 소 상 담 법 인